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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여기 연세인] 초소형 큐브 위성에 우주산업의 큰 미래를 담다 (2021-04-21)
작성일
2023.02.21
작성자
천문대
게시글 내용

초소형 큐브 위성에 우주산업의 큰 미래를 담다 

최적화된 위성 시스템을 만드는 김극남 박사과정 학생(천문우주학 12)



큐브 위성 개발팀의 구심점

지난 3월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센터에서 러시아 발사체 소유주-2에 우리 대학교 학생들이 개발한 큐브 위성 2기 ‘티몬’과 ‘품바’가 실려 우주로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주관하는 2017년 큐브 위성 경진대회에서 우승팀으로 선정된 Cubesat Yonsei팀이 태양 코로나 관측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 개발한 초소형 위성이다. 발사 성공 순간은 3년여의 시간 동안 연구 개발에 매진해 온 Cubesat Yonsei팀 모두에게 특별했지만 팀의 리더이자 구심점으로 그간의 큐브 위성 개발 경험을 녹여내 프로젝트를 이끌어온 김극남 박사과정 학생에게는 더욱 값진 순간이었다. 



꿈을 키우고 연구의 폭을 넓히다 

김극남 학생의 위성에 대한 관심은 어린 시절 부모님 손에 이끌려 간 천문대에서부터 시작됐다. 천문대에서 별을 보며 우주 과학자를 꿈꿨지만 남들처럼 별에 대한 동경이 아니라 별을 관측할 때 필요한 수단을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하는 관심에서 출발했다.


“별을 연구하기보다는 우주망원경, 위성 등 별을 관측할 때 필요한 것들을 직접 만들어 보고 싶었어요. 로봇과 같은 메커트로닉스(mechatronics)에 대한 관심도 많았고요. 그래서 천문학뿐 아니라 우주과학과 우주공학까지 아우를 수 있는 커리큘럼을 갖추고 있는 우리 대학교가 제 꿈을 이룰 수 있는 최적의 교육기관이라 확신했고 천문우주학과에 입학했습니다.”

 

2012년 학부 입학 후 현재 대학원 천문우주학과 우주비행제어연구실에서 박상영 교수의 지도하에 시스템엔지니어링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김극남 학생은 연구 과정에서 다양한 분야의 전문 연구가 교류·연결되며 하나의 완성된 성과를 내는 과정을 경험하면서 이를 더욱 확신할 수 있었다.


“학부 때도 그랬지만 대학원에 와서 연구를 하다 보니 우주에 대한 기초과학 연구에서부터 탑재체 연구, 시스템 설계, 비행 제어, 관측 데이터 분석 등 여러 분야의 연구자들이 모여 있어 각 분야의 전문 지식과 연구들이 융합되며 새로운 연구로 발전해 나가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서로의 연구를 발전시켜 큰 프로젝트를 함께 만들 수도 있었고요. 이러한 융합연구 환경은 많은 기능부품들이 들어가는 위성 시스템을 설계하는 저에게 가장 큰 도움이 되는 부분입니다.” 



다앙한 지식을 융합해 최적의 답을 맞혀가는 위성 개발 

Cubesat Yonsei팀의 결성은 1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2년 큐브 위성 경진대회가 열린 첫해, 김극남 학생이 소속된 우주비행제어연구실에서 각각 렌즈와 검출기 역할을 하는 두 개의 위성을 우주에 올리는 ‘분리형 우주망원경’ 개념과 이를 구현할 수 있는 ‘편대비행 기술’을 큐브 위성을 활용해 실증하고자 경진대회에 참가하게 됐다. 프로젝트명은 ‘카니발 X’. 당시 학부생이었던 김극남 학생도 이 카니발 X 프로젝트에 참여할 기회를 얻었고, 2018년 발사에 성공했다. 2017년 시작된 태양의 코로나 관측을 위한 큐브 위성 개발 ‘카니발 C’ 프로젝트에서는 리더 역할을 맡아 다양한 전공의 학생들로 직접 팀을 꾸리게 됐다.


“인공위성 개발에는 수많은 지식과 응용 능력이 필요합니다. 궤도 설계나 자세 시스템 설계는 저희 연구실에서 오랫동안 연구해 온 핵심 분야이지만 위성의 목적에 따른 기능을 갖추기 위해서는 다양한 전공 지식과 기술의 융합·응용 능력이 필요하지요. 가령 각종 하드웨어와 그것을 전기적으로 연결하기 위해 필요한 전기전자공학 지식, 극한의 발사 환경과 우주 환경에서 인공위성을 보호하기 위한 구조-열 설계에 필요한 기계공학 지식, 위성의 프로그래밍에 필요한 컴퓨터과학 지식 등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광범위한 기술이 필요합니다.”


다양한 역량의 학생들을 하나의 팀으로 모으기 위해 김극남 학생은 공개 모집을 진행했다. 대학원생뿐 아니라 학부생들에게도 기회의 문을 열었다. 김극남 학생도 학부 시절 기회를 얻어 카니발 X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것처럼, 학부생의 전공 지식이 조금 부족하더라도 의지를 가지고 열심히 참여하는 후배들에게 다양한 지식과 기술이 융합되면서 솔루션을 찾아가는 과정을 경험하게 해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치열한 연구 개발의 시간에서 성장하다

그러나 여러 전공자들이 모여 답을 찾아가는 과정은 매우 어려운 길을 돌아가야 하는 일이기도 했다. 각자 맡은 역할에서 최선을 다하려고 하다 보니 개별 기술의 중요도나 시스템 내에서 비중을 조율하는 일이 늘 난제였다.


“팀의 리더이자 각 부분의 비중을 조율해 가장 최적화된 시스템을 구현해야 하는 시스템 엔지니어로서, 팀 구성원들의 의견을 듣고 조율해야 하는 일들이 많았어요. 각자의 전공 입장에서 중요도가 다르니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었죠. 많이 듣고 객관적인 중요도를 보여주며 설득하려고 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그런 치열한 시간들이 있었기 때문에 이번 큐브 위성 개발에 성공할 수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큐브 위성의 본격적인 개발 기간인 2년 반 정도의 기간 동안 김극남 학생의 하루 수면 시간은 3-4시간 이상을 넘기지 못했다. 위성을 구성하는 많은 요소들을 직접 개발하고 검증해야 했는데 전 단계에서 확실한 결과를 내지 못하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힘들었기 때문에 거의 매일 회의하며 결과를 공유하고 조율하는 시간이 필요했다.


“모두 전문가가 아니니까 확인해야 할 것도 많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까지 시간도 오래 걸렸습니다. 대부분의 팀원들이 학업까지 병행하다 보니 더욱 그랬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서로의 분야를 배우고 익히면서 성장해 온 소중한 시간들이었습니다. 저 역시 위성 시스템을 개발하는 데 필요한 실무 방법론을 익혔고, 이번 큐브 위성 발사를 통해 시뮬레이션이나 실험실 규모의 실험 결과를 실제 우주에서 증명하는 기회도 가질 수 있었습니다. 큐브 위성 발사 순간을 실시간 영상으로 보면서 그간의 힘들고 즐거웠던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가며 저도 모르게 울컥하기도 했습니다.”


현재 김극남 학생을 비롯한 Cubesat Yonsei팀은 발사된 큐브 위성 티몬과 품바의 신호를 받으려고 대기 중이다. 해외에서는 유사 신호가 발견되고 있는 중. 신호를 확인하고 큐브 위성이 정상 궤도에 오르면 세계 최초로 편대 비행을 통해 태양의 코로나를 촬영하는 미션을 시도할 예정이다. 또 국내 최초로 위성 간 통신 기능을 탑재한 두 위성의 궤도 상에서 상대 위치속도 제어기술, 상대 항법기술, 태양광 차폐막 개폐기술 등 큐브 위성에 적용한 첨단 기술들의 실증에도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


이와 함께 Cubesat Yonsei팀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주최·주관한 2019년 큐브 위성 경진대회에서도 우승해 ‘MIMAN (Multi-spectral Imaging for Monitoring Aerosol by Nanosatellite)’ 큐브 위성도 개발 중이다. MIMAN 위성은 한반도 주변 미세먼지를 관측하기 위한 위성으로 2022년 누리호 발사체를 통한 발사를 목표로 한다. 카니발-C 큐브 위성 개발에 참여했던 연구원들이 함께 그간 축적한 지식과 노하우를 적용해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뉴 스페이스 시대, 큐브 위성의 무궁무진한 가능성

김극남 학생은 민간 주도로 우주 산업 생태계가 변화하는 뉴 스페이스(New-Space) 시대가 도래하면서 낮은 비용으로 빠르게 개발할 수 있는 큐브 위성이 더욱 각광받게 될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실제 2013년부터 박상영 교수의 지도하에 다양한 큐브 위성 개발에 참여해 오면서 큐브 위성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봤다.


“이전에는 상상도 못했던 심우주 탐사, 고해상도 지구영상 촬영, 국방, 재난 감시 등 다양한 우주 사업들을 초소형 위성으로 실현해 내는 것을 지켜봤습니다. 큐브 위성만 400-500개 띄워 전 지구를 하루에 한 번씩 찍어 하루 단위로 특정 지역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는 ‘플래닛 랩스’도 큐브 위성의 높은 수요를 잘 보여 주고 있죠. 특히 통신 위성과 같은 초연결 분야는 더욱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합니다. 국내 국책연구원에서도 큐브 위성을 이용한 연구에 적극 투자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우주 산업이 비약적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이에 대응할 인력은 아직 충분하지 않다. 김극남 학생은 향후 보다 도전적인 위성 시스템을 연구, 개발하고 실제 우주에서 운용해 보는 일을 하면서 관련 분야 전문 인력 양성에도 힘쓰고자 한다.

 

“위성을 만드는 것은 자동차를 만드는 것과 차원이 다른 얘기입니다. 한번 띄우면 수리를 할 수도 없고 극한의 우주 환경을 견딜 수 있는 내구성 있는 시스템도 갖춰야 하는데, 신뢰성 있는 위성을 만들 수 있는 경험 있는 인력이 부족합니다. 그래서 이 분야에 진출하는 인력들이 완성도 높은 위성을 만들 수 있도록 체계적인 교육을 통해 인력 양성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며 우주 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https://www.yonsei.ac.kr/ocx/news.jsp?mode=view&ar_seq=20210421224934953017&sr_volume=629&list_mode=list&sr_sit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