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기 나노위성으로 구성된 근지구 우주환경 관측위성, 도요샛 상상도. 사진 한국천문연구원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II)가 우주 궤도에 올려놓은 ‘K-위성’ 8대 중 6대가 순조롭게 우주 생활에 적응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주탑재위성인 차세대 소형 위성 2호(NEXTSAT-2)와 큐브위성 7기 중 생존이 확인된 5기 등은 임무 시작을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2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누리호에서 사출된 NEXTSAT-2는 본체와 6개 과학 탑재체의 기초 점검을 마치고, 오는 8월까지 중점 기술인 영상레이다(SAR) 등에 대한 초기 운영을 진행할 예정이다.
장태성 KAIST 인공위성연구소 사업단장은 “현재까지 우주 궤도를 돌며 작동 실험과 운영 임무를 수행했다”며 “우주 방사선 관측기, 위성항법장치(GPS)·갈릴레오 복합항법 수신기, SAR 등 과학탑재체도 잘 작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SAR은 국내 기술로 처음 만든 탑재체인데, 내려받은 신호로 초기 영상 작업도 성공했다”며 “앞으로 성능 최적화와 수신 영상 신호 처리 등의 과제가 남았고, 초기 운영 뒤 8개월간 더 기술 검증을 할 예정이다. 이후에 국내 기술로 획득한 우주 영상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차세대소형위성2호 NEXTSAT-2. 사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지난달 25일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사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천문연구원의 ‘도요샛 사형제’ 중엔 정상 사출된 가람·나래·라온 등 삼형제가 초기 운영에 돌입했다. 과기부는 셋째 다솔의 경우 위성 사출관 문이 열리지 않아 사출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도요샛은 위성 4기가 횡대·종대·편대 비행을 하며 우주 날씨를 입체적으로 관측하도록 설계됐는데, 3기만으로도 임무 수행이 가능한 상황이다.
천문연 관계자는 “도요샛 3기가 본격 관측 전 기능을 점검하는 초기 운영을 진행하고 있다. 자세 제어 여부, 탑재체 정상 작동 여부 등을 개별 테스트 중”이라며 “초기 운영을 마치면 한두 달 이내에 본격 관측을 시작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카이로스페이스의 KSAT3U는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안정화 단계가 마무리돼 곧 본격 임무 수행에 나선다. KSAT3U는 한반도 지표면의 편광 데이터 수집과 기상현상 관측 임무를 맡고 있다. 김양수 카이로스페이스 본부장은 “위성의 양방향 교신이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자세제어나 적절한 온도가 유지되고 태양전지가 충전되는지 등 상태 보고도 잘 되고 있다”며 “본 임무인 지상의 수분을 측정하는 편광 카메라의 작동은 내달 20일쯤부터 시작해 측정한 데이터를 지상에 보낼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우주 방사능량 측정 등의 임무를 맡은 루미르의 LUMIR-T1도 잘 작동하고 있다. 루미르 관계자는 “지상국에서 신호를 원활히 송수신하며 방사능 측정 데이터를 획득해왔다”며 “현재는 다음 임무 수행을 위해 태양전지를 충전 중”이라고 밝혔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nag.co.kr
작년 쏜 큐브위성 4대 중 1대만 생존
크기가 작다 보니 일반 위성에 비해 추적·교신 등에 한계가 있다. 그래서 정상적으로 궤도에 투입되더라도 수 주간 교신이 되지 않다가 뒤늦게 신호를 확인하는 경우도 있다. 지난해 누리호 2차 발사 때 우주로 향한 연세대 ‘미먼’은 사출 48일 만에 신호를 받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대학 연구실에서 제작한 큐브위성 4기가 우주로 향했는데, 현재 생존한 큐브위성은 미먼이 유일하다. 미먼은 한반도와 서해 상공의 미세먼지를 촬영하는 임무를 맡았다.
미먼을 제작한 박상영 연세대 천문우주학과 교수는 “하루 2회씩 미먼과 통신하고 있는데, 통신·전력 상태가 양호하다. 현재 안정화를 위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거의 완료돼 간다”며 “업데이트 완료 뒤 위성 내 자세제어 시스템, 카메라 등의 기능에 문제가 없는 게 확인되면 미션을 본격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